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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6-08-23 조회수 : 3991
강남 대학가 상권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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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6-08-23 조회수 : 3991
강남 대학가 상권 대이동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 대로변을 따라 걷다 보면 눈에 띄는 작은 팻말은 이곳이 '샤로수길' 골목이 시작되는 지점임을 알린다. '샤로수길'은 서울대 정문 조형물과 닮은 글자 '샤'와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을 합친 말이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재래시장에서 낙성대 인헌초등학교 앞까지 이어지는 600여 m 길이의 샤로수길은 흑석동 중앙대 상권과 함께 강남권 대학가 대표 상권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전통적인 강북 상권으로 꼽히는 홍대·신촌·이대·건대 상권과 다르게 대학이 밀집해 있지 않은 강남 일대에서는 신사동 가로수길과 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이 중심 축을 이루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른바 '골목길 상권'이 뜨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샤로수길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지 2년 남짓. '수다메리카·저니·키요이·콩펍·멜팅팟·아멜리에·방콕야시장' 등등 이곳에는 재래시장의 좁은 길을 따라 세계 음식을 파는 개성 있는 식당과 주점들이 늘어서 있다. 전용면적 33㎡로 33㎡ 남짓한 공간에서 20·30대 젊은 사장들이 만들어 내놓는 멕시코·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미국·일본·방콕식 요리 사진은 연일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오르내린다.


샤로수길은 재래시장과 원룸·단독주택 등이 들어선 막다른 골목이 만들어낸 상권이라는 점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과 각종 안테나숍이 뒤덮은 강남 가로수길 일대보다는 마포 연남동과 닮았다. 지상 2~3층 높이로 나란히 늘어선 오래된 정육점이나 양복가게 사이사이에 특이한 인테리어의 가게가 둥지를 틀면서 일대는 오래됐지만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서울대 인근 대표적인 먹자골목으로 꼽히던 '녹두거리'보다 더 인기를 얻게 되면서 샤로수길 일대는 곳곳이 공사 중이다. 서울대입구역 대로변에 비해 임대료가 싼 덕에 가게 주인이 인근에 추가로 '자매' 격인 식당이나 카페·펍을 새로 내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태원의 장진우 거리를 꿈꾸는 청년 사업가들이 하나둘 골목을 찾아들고 기존에 있던 낡은 점포를 구한 젊은 사장들이 새로 가게를 꾸미면서 인부들도 일거리가 늘었다. 시장 골목에 들어선 빌라 건물들에서는 1층을 가게로 개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상업용도로 변경할 수 있는 '근린주택'에 대한 투자수요가 생겨나면서 경매 시장에서는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중앙지법에 나온 봉천동 근린주택은 감정평가액(15억335만여 원)의 111.4% 수준인 16억7500만원에 낙찰됐고 앞서 4월에 나왔던 같은 동네 근린주택 역시 감정가(9억3841만여 원)의 105% 수준인 9억8170만여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매와 다르게 일반 거래는 기존과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1층을 기준으로 대로변 전용 30㎡형 가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는 200만~250만원 수준에 권리금까지 3000만원 이상 붙어있는 것이 기본이지만 같은 면적의 샤로수길 골목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는 130만~150만원 수준"이라며 "소형 가게들의 임대료는 별 변화가 없는데 오히려 전용면적 100㎡를 넘는 대형 점포들은 임대 시세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상인·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에 대한 이곳 사람들의 반응은 단호하다. 자본이 키워내는 천편일률적인 상권보다는 신·구세대가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골목길이 커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영업을 시작한 지 1년을 넘겼다는 한 카페 주인 B씨는 "이곳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복부인'들이 투자 투어에 나설까봐 걱정이 될 때도 있다"며 "홍대 인근처럼 임대료가 급등해서 기존 가게들은 문을 닫고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SPA 브랜드와 사후 면세점, 천편일률적인 리테일 상가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이 과연 발전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샤로수길과 함께 강남 유망 대학상권으로 재조명받는 중앙대 일대는 중앙대 정문을 시작으로 중앙대 부속병원과 흑석시장에 이르는 곳에 자리 잡았다. 2009년 서울지하철 9호선 '중앙대입구역'이 개통된 데 이어 중앙대 등이 이 지역을 동네이름인 '흑석동'에 맞춰 '검은돌길'(가칭) 상권으로 조성하기 위해 중소상인들과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투자자들도 덩달아 관심을 가지는 지역이다.


점포라인 염정오 상권분석팀장은 "흑석동 일대 상권의 임대료는 3.3㎡ 당 2014년에는 보증금이 141만1267원에 월세는 6만7651원이던 것이 현재는 보증금 153만3353원에 월세는 7만7274원으로 올라선 상황"이라며 "상권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대학상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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