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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4-02-11 조회수 : 6236
명동·강남역보다 신촌·이태원 권리금으로 본 숨은 알짜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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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일 : 2014-02-11 조회수 : 6236
명동·강남역보다 신촌·이태원 권리금으로 본 숨은 알짜 상권

‘지하철 역세권을 노려라’.

두말할 필요 없는 부동산 투자의 기본 공식이다. 역세권 부동산은 지하철 노선을 발표할 때뿐 아니라 착공, 개통 시점에도 꾸준히 오른다. 이런 공식은 아파트 외에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유동인구가 많아야 장사가 잘되고 덩달아 상가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강남역, 명동역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세권 상가에는 비싼 보증금, 임대료를 내고서라도 점포를 창업하려는 수요가 줄을 섰다.

하지만 앞으로 역세권 상권 인기 순위도 점차 바뀔 것으로 보인다. 상권 가치를 가늠하는 지표인 권리금에서 ‘전통 강호’ 강남, 명동을 위협하는 상권이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9호선, 신분당선, 분당선 연장선 등 신설 노선이 속속 개통되면서 한동안 인기를 끌던 역세권이 지고 새로운 역세권이 각광받기도 한다.

이번 스페셜리포트에서는 눈길 끄는 역세권 상권을 꼽아보고 상가 투자로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리는 요령도 소개한다.

광화문 2위, 건대입구 4위, 발산역 10위

# 지난 2월 4일 오후, 낮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지만 건대입구역 인근 먹자골목 ‘맛의 거리’는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춘천닭갈비 가게, 피자점에는 중고등학생 손님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날이 어둑해지며 저녁 시간이 다가오자 학생에 이어 직장인들까지 인파 행렬에 합류한다. 감자탕, 순두부집 등 일반 음식점은 물론이고 호프집, 소주방 등에도 손님들이 속속 들어찬다.

건대입구에서 30년가량 부동산중개업을 했다는 조정수 씨(가명·66)는 “건대입구역 먹자골목은 불황을 타지 않고 늘 손님들로 붐빈다. 서울 시내 다른 상권은 투자수요가 줄고 거래도 뜸하지만 이곳 가게는 공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임대료도 강남권보다 저렴한 데다 지하철 2, 7호선 환승역으로 입지가 좋아 점포 매물이 나오자마자 서둘러 거래될 정도”라고 털어놓는다.

# “환잉꽝린,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 명동역 세종호텔 뒤편 골목을 지나다 보면 중국, 일본인 관광객을 유혹하는 호객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거리에는 호객꾼만 넘쳐날 뿐 정작 음식점 가게마다 손님을 찾아보기 어렵다. 명동역 밀리오레에서 을지로까지 이어지는 대로변 메인 스트리트를 제외하면 외국인 발길이 드물다.

게다가 대로변 일대에 화장품, 의류업체가 대형 점포를 잇따라 출점하다 보니 오랫동안 명동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점포들은 하나둘씩 외곽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명동에서 소규모 의류점을 운영해온 정 모 씨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동 상권에서 장사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요즘 매출이 줄어 고민이다. 건물 주인이 임대료를 계속 올려달라고 요구해 조만간 다른 곳으로 점포를 옮길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

우리나라 상권 지도가 바뀌고 있다. 국내 상권을 주도하던 강남역, 명동역이 주춤한 사이 신촌역, 건대입구역, 이태원역 등 숨은 알짜 상권이 떠오르는 중이다.

상가정보 전문업체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서울 역세권 상권 중 평균 권리금 1위 지역은 신촌역이었다. 매장 전용면적 40~66㎡ 기준 권리금이 2억8400만원에 달했다. 비록 홍대입구 등 경쟁 상권이 등장했지만 연세대, 서강대 등 주변 대학가의 전통적 수요가 꾸준해 권리금이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이어 광화문역(2억7700만원), 이태원역(2억6800만원), 건대입구역(2억6500만원), 압구정로데오역(2억5500만원) 순이었다. 6~10위는 안국역, 송정역, 노원역, 양재역, 수유·발산역(공동 10위)이 차지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강북’ 상권이 오히려 알짜라는 점을 보여주는 내용이라 시선을 끈다.

권리금은 상가를 임대할 때 임차인끼리 관행적으로 주고받는 돈을 말한다. 이전 세입자가 점포를 운영하면서 확보한 고객이나 인지도 등 무형의 가치, 시설에 대한 보상금 성격이다. 유동인구가 넘쳐나는 곳에 위치해 손님이 많거나 시설이 좋을수록 권리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권리금은 상가가 얼마나 인기를 끄는지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를 감안할 때 강남, 명동역 일대가 주춤한 사이 신촌, 광화문, 이태원역 등 알짜 상권이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전히 국내 최고가 상권으로 인식되는 강남역과 명동역 평균 권리금은 각각 1억500만원, 8200만원으로 하위권에 처져 체면을 구겼다. 강남, 명동역의 경우 화장품, 아웃도어업체들이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안테나숍(상품 판매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본사가 직영하는 매장)’이 많다. 이들 상점은 대형 업체가 장기간 입점계약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건물주가 외국계 자본인 경우도 상당수라 권리금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강남, 명동역 상가 매매가와 임대료는 여전히 다른 지역보다 높다. 하지만 워낙 임대료가 비싸다 보니 장사가 잘 안 돼 폐업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 소자본 창업자 입장에서는 점포 오픈을 꺼릴 수밖에 없다. 요즘 상가들은 임대료가 높아질수록 권리금은 하락하는 반비례 현상이 두드러진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 분석이다.

명동 상권 권리금이 떨어진 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여유법(덤핑 단체관광 금지법) 영향이기도 하다. 여유법에는 저가 상품 판매, 별도 수수료 징수, 쇼핑 강요 등 기존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에게 적용되던 관광업계 관행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유법 시행으로 가이드의 강제 물품 구매 강요가 어려워지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쇼핑 메카였던 명동 상권이 타격을 받고 있다. 한때 명동 외화벌이의 큰손이었던 일본인들마저 엔저 탓에 발길이 뚝 끊겼다.

명동 K중개업소 대표는 “명동 이름값 때문에 상가 보증금과 임대료가 계속 치솟고 있는 데 비해 외국인 관광객은 오히려 줄어드는 분위기다. 명동 못지않은 인기 상권이 서울 곳곳에 들어서다 보니 임차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면서 자연스레 권리금도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털어놓는다.

권리금 높은 상권 매력은

신촌역

연세로 중심 인기 대학 상권 명성 되찾아

서울 역세권 중 권리금 1위를 기록한 신촌역은 1990년대까지 명동, 종로와 함께 ‘강북 3대 상권’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잘나가던 신촌역 상권 위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먹자골목 외에 젊은 층이 즐길 만한 문화적 테마가 홍대, 이태원 등 경쟁 상권에 비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차츰 유동인구가 줄었다. 상가 점포들이 줄줄이 폐업하거나 경매에 넘어갈 정도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자체가 신촌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신촌역부터 연세대 정문까지 이어지는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만들면서 일반 승용차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상인들도 상권 부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상인협동조합인 ‘신촌번영회’는 최근 신촌 현대백화점이 문을 닫는 오후 8시 이후 백화점 주차장을 가게 손님들이 쓰도록 하는 협약을 맺었다. 신촌 상권의 단점 중 하나인 주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 덕분인지 요즘 주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대학가 젊은이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점포마다 직장인 손님도 넘쳐난다. 특히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손님이 부쩍 늘어났다.

신촌역 주변 A중개업소 대표는 “한동안 먹을거리 점포들이 업종 전환을 고려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지만 연세로에 차량이 못 다니게 하면서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세를 몰아 신촌만의 상권 테마를 정해 젊은이들 수요를 더욱 끌어오겠다며 상인들 의지가 충만하다”고 귀띔했다.

신촌역 상권 중에는 현대백화점 뒤쪽 먹자골목(연세로7안길)과 명물거리 투자 가치가 가장 높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먹자골목 일대에는 주점, 노래방, 음식점 등 대학생, 직장인 수요를 노리는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가 밀집해 있다. 먹자골목 내 7층짜리 상가 빌딩의 경우 지난해 3.3㎡당 5300만원 선에 거래돼 강남 상권 못지않은 가격을 자랑한다. 연세로 대로변 메인입지에 위치한 100㎡ 규모 커피숍의 경우 임대료가 1550만원 수준으로 하루 평균 700만원가량 매출을 올린다.

먹자골목과 함께 신촌에서 이대로 넘어가는 명물거리 일대 상가 투자도 노려볼 만하다. 명물거리 점포는 1층 100㎡ 매장 기준으로 보증금 2억~7억원, 임대료 1500만~3500만원 수준이다. 권리금도 많게는 3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안민석 연구원은 “명물거리와 연세로가 만나는 사거리는 신촌 상권 핵심지로 꼽히지만 1층 50㎡ 점포 임대료만 1800만원에 달해 개인 창업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메인거리보다는 이면도로에서 요식업종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신촌 상권은 서울 서북부 교통 요충지로 인기가 높지만 새로 론칭하는 브랜드가 난립해 임차인이 자주 바뀌는 건 단점”이라고 평가했다.

(위)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인 신촌 상권에는 화장품, 음식점 등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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